사마의 미완의 책사를 보고서(1. 월단평)-약간(?) 스포주의

2022. 9. 21. 20:19드라마

    목차
반응형

평소에 중화권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편이지만 삼국지와 관련된 인물이 나오길래 호기심이 일어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삼국지를 읽을 때는 관우나 제갈량을 비롯해 좋아하는 인물들이 있는 촉을 응원했던 것 같은데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는 너무 각 인물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

 

(출처-ⓒwikipedia)

 

드라마의 주인공이 사마의다 보니 처음 볼 때는 나도 모르게 양수의 실패와 사마의의 성공에 기뻐하기도 했는데 한 번 다 보고 나서 다시 볼 때는 양수가 밉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조조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시청자의 다수가 부지불식간에 조조를 응원하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근래에 이렇게 관점을 달리하여 재해석한 인물들이 정도전, 광해, 이방원이 아닌가 싶다.

(드라마 '태종 이방원'은 아직 보지 못했다.)

반응형

책으로 읽을 때에는 정몽주를 의인이라 생각하고 이방원을 악인이라 생각했고 정도전에 대해서도 그렇게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었는데 드라마 정도전이나 육룡이 나르샤와 같은 작품들을 보면서는 반대로 느껴지기도 했다.

 

광해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부정적으로 생각했으나 실리외교를 취하려는 모습을 보고서는 생각이 바뀌기도 하였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무지한 채로 단면만 보고서 편견을 갖는 것이 오류로 가는 지름길이지 않을까 싶었다.

 

고전소설들을 보다보면 평면적인 악역들을 많이 접한 것에 반해 현대소설에서의 입체적인 악역들을 바라보는 것은 또 그 느낌이 다른데 이 고전소설들의 악역들을 입체적으로 재해석한다면 독자는 무작정 그 악당을 미워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매체의 작성자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거나 특정관점에 서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두드러지는 것이 논평과 기사이다.

 

그러나 언론도 특정한 관점을 가질 때가 있는데 이에 대해 다른 특정한 관점을 지닌 언론과의 견제가 균형을 이룬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본다.

 

사설이 길었다.

 

하여튼간에 이 사마의 드라마를 굉장히 인상깊게 보았는데 그 중에서 몇가지 장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월단평 月旦评

https://youtu.be/3JLkBfqGe1s

 

심사를 보던 양수의 표정은 사마의를 만나기 전까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사마의의 얘기를 들으면서 오른쪽 눈썹을 살짝 올리는 리버스 윙크(?)를 하면서 표정이 점점 환해진다가 흐뭇한 표정으로 사마의를 바라보는데 이는 그전까지 심사와 대조적이다.

 

조조가 귀를 기울이는 장면이나 서생(?)들이 대화를 옮겨 적거나 주의깊게 보는 장면이나 붓을 혀에 적시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양수와 사마의는 서로를 존중하며 논제를 흐리지 않고 문제에 대한 상반된 입장과 그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밝히려 하니 현대에도 이러한 토론의 태도는 귀감이 될 만한 듯 하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서였나 슬러그혼의 모래시계가 기억이 나는데 서로의 대화가 가치있는 대화일수록 모래시계의 시간은 가지 않으며, 가치가 없을 수록 빨리 가는 시계로, 이 양수와 사마의의 월단평에 놓았으면 얼마나 느리게 갔을지 궁금하다.(드라마인데도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나도 모르게 몰입을 꽤 깊게 했었나 보다)

 

이 장면은 나중에 형장에서 양수와 사마의가 논쟁을 하는 장면과 대조적이나 그 부분은 다음 편에서 다루기로 하겠다.

(상대의 행동에서 감정에 기반한 실수를 유도하기 위해 자극하는 장면 역시 백미이다.)

 

앞으로도 얘기하겠지만 이 드라마는 세밀한 감정묘사가 돋보이는 부분이 많고 다른 중화권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느낌이 들어 좋았다.

 

개인적으로 중화권 드라마 중에서는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지만 중화권 드라마를 많이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급한 판단인가도 싶다.

 

피곤해서 이만 글을 마친다.

 

구독, 좋아요, 댓글은 필자에게 많은 힘이 된다.

 

독자들이 가끔 한 번씩 광고를 클릭해주면 필자는 두 달에 한 번 피자를 먹을 수 있다

반응형